동네기록관 – 사진기록 아카이브의 중요성


동네기록관을 준비하며 청주시 사진기록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해졌다. DB가 따로 정리가 되어있을까? 자발적으로 아카이빙 한 자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을까? 청주사진기록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 보았을 때, 처음 검색되는 것은 청주시청 홈페이지의 “사진으로 보는 역사기록집”이다. 이는 2008년 청주시 공보관실에서 발행된 198페이지의 PDF 파일로, 옛 사진으로 보는 청주의 모습과 도시의 변화, 사건, 사고, 기록 사진들을 엮어놓은 기록물이다.

그리고 비슷한 성격의 청주시지(靑州市誌)를 제외한 청주에 관련된 사진 기록 아카이브관련 자료는 찾아내기 힘들었다.

일반적으로 아카이브 작업은 물리적인 특성에 따라 종이와 전자, 시청각 기록물 등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된다. 그 중 사진기록은 한 장으로 표현된 모든 것이 기록이라는 언어와 문자의 기능을 하며, 내용을 증명하기에 기록인 동시에 정보로서의 기능을 담고 있다. 따라서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 따라 장면이라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작은 기록 활동들 속에는 개인의 일상과 역사 뿐만 아니라 장면에 담겨있는 시대와 장소, 공간을 통해 사회적, 문화적 관습과 역사적 가치를 보여준다. 이는 개인기록으로서의 가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적으로 가치를 전해주며 증거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우암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픈 기록인 1993년 우암상가 가스폭발사고 관련 기록사진을 예로 들어보자. 아파트 건립 표지석이자 우암상가 아파트 추모비인 아래의 사진은 1995년도에 세워진 단순한 표지석이자 아픈 역사와 기억, 슬픔을 담고 있다. 이는 사실적 증거로서 기록인 동시에 함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정보의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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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청주우암상가아파트 추모 표지석 / 김용수

이처럼 개인에서 시작되는 기록 활동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의 기억으로 재구성되고, 궁극적으로 기억의 사회화와 공적 영역화를 가능케 한다. 또한 이러한 사진자료의 공유는 이용자에게 종종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진의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의미를 발견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진의 보는 즐거움을 전해준다.

동네기록관 – 우암콜렉티브의 활동을 통해 누군가는 지나간 사건 기록으로서 장소를 떠올리고, 다른 누군가는 근대기 부흥했다 쇠락한 마을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먼저 떠올릴 수 있다. 우리는 주관적 개입 없이, 사회적 기록으로서의 우암동의 모습에 집중하고,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이는 작은 활동이지만 마을의 소중한 역사와 잊혀져가는 공간에 대한 기억, 그리고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리고 웹 2.0 시대로 대표되는 지금, 워크숍을 통해 생산되는 사진 자료들이 기록, 생성, 수집, 활동, 보존에 이르는 과정에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공유하여 개방과 활용이 가능한 사진기록 아카이브를 만드는 시도를 했음에 또 다른 의의가 있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