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사진가 되기

2년차 사업은 시민 활동가 중심으로 시작했다. 최석원 사진가가 같이 참여해주긴 했지만 파사드 이미지를 맡아줄 뿐 실제적 내용까지 혼자 담을 수는 없었다. “이 없으면 잇몸”이라는 정신을 떠올리며 거친 사업을 계획하였다.

이경순, 지은숙, 황희순 3명의 참여자를 프로젝트에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선행 과정이 필요했다.

첫 번째로 사진기록에 적합한 전문 카메라와 렌즈를 구입하는 일이었다. 고맙게도 3분은 모두 고가의 장비를 구입해 주셨고,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시민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닌 어정쩡한 포지션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했다. 참여자의 역할은 엄청나게 중요한데 세 분이 사업 동기유발에 필요한 지점을 찾아내느라 시간이 걸렸다. 당연하지만 보통의 시민 참여자는 사례비에 좌지우지 하지 않는다.

세 번째로 기록 사진 활동에 필요한 교육인데, 전문가와 같은 변모는 애초 고려하지 않았다. 세 분이 갖고 있는 좋은 기질들을 최대한 이용하되 최소한의 테크닉을 교육해 사업이 가능하도록 꾸려보는 것이었다.

네 번째로 세 분의 시민 활동가가 준비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본 사업에 앞서 릴레이 개인전을 진행하였다. 각자 개인적으로 여태까지 해오셨던 사진 아카이브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으로 보여주셨다. 확실히 이러한 개인전은 시민사진가 라는 명칭을 붙이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여전히 고민은 남아있다. “시민사진가”가 정말 시민과 작가 사이의 그 어디쯤을 보여주는 단어인지 잘 모르겠다. 시민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보편적인 사람을 나타내는것 같고, 사진가라는 말은 전업작가에게나 어울리는 말이기에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은 계속해서 숙제가 되었다. 차후 “기록사진가”로 명칭을 바꿔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을 양성한다는 표현이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세 분이 무언가 부족해 보이는 것 같아 불편하기도 하다. 우암동을 떠나 청주 자체가 전업 사진가가 거의 없다는 것이 한편으론 슬프기도 하다.